[책리뷰]60분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
60분 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아이디어 생산법
원제: << A Technique for Producing Ideas >> James Webb Young
저자소개
제임스 웹 영(James Webb Young). 미국 광고계에 혁신적 발자취를 남긴 카피라이터다. 1946년 ‘올해의 광고인’으로 선정되었고 ‘광고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광고계의 전설적 인물이다. 대학에서 강의하던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그의 이론적 연구가 이제 와 ‘카피라이터들의 경전’으로 통하는 이 책 <아이디어 생산법>의 초석이 되었다. 아이디어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그의 단순하고 명쾌한 서술은 과학, 기술, 예술 분야의 사람들에게 아이디어 발상법이라는 획기적 사고 도구를 제공했고 지금은 일반적 모형으로 회자되고 있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 결과적으로 나는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일이 포드 자동차를 생산하는 일만큼이나 명확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우리는 종종 언어가 그 자체로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 하지만 아이디어를 생산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면 직접적 경험이든, 간접적 경험이든 끊임없이 경험을 확장해야 한다는 원칙만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어떤 기술을 배우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가 ‘원리’, 둘째가 ‘방법’이다.
- 이탈리아의 위대한 사회학자 파레토가 쓴 <생각과 사회 Mind and Society>다. 파레토는 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두 종류를 각각 ‘사색가’와 ‘불로소득자’라고 불렀다. 이 분류에서 그가 프랑스어로 말하는 ‘사색가 spéculateur’는 영어의 ‘사색적인 speculative’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즉 사색가는 사색적인 유형의 사람이다. 파레토는 이 유형의 사람이 지닌 눈에 띄는 특징이 “새로운 조합의 가능성에 대한 생각에 늘 빠져 있는” 점이라고 했다.
- 첫 번째는 구체적 자료 수집의 양이 방대할 경우 ‘카드 인덱스법’을 알아두면 유용하다는 점이다. 복잡할 것은 없고, 흔히 보는 가로세로 3인치, 5인치의 줄 쳐진 카드를 사서 구체적 정보를 수집할 때마다 항목을 적어두면 된다. 카드 한 장에 항목 하나씩 적다 보면 얼마 후에는 이것들을 주제에 따라 분류할 수 있고, 결국에는 항목들이 말끔히 분류된 카드 박스 하나가 생겨날 것이다.
- 두 번째 조언은 특정 형태의 일반적 자료를 비축할 때는 스크랩북이나 파일 같은 일정한 방법을 사용하는 게 유용하다는 점이다.
독서노트
저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유레카", "아하 모먼트")이 갑작스레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공장의 생산라인처럼 명확한 과정을 거쳐 탄생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공식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이 공식을 따르기 전에 아이디어(Ideas)가 과연 무엇인지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오래된 요소들의 조합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발상이 아니라 어떤 정보와 다른 정보가 결합되는 연상이라는 것이다. 연상의 과정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려면 어떤 한 정보가 내포한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의 양과 질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만약 단순한 두 가지의 정보를 가지고 결합시킨다고 하면 경우의 수는 1이다.
하지만 정보의 숫자가 많아질 수록 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극단적으로 늘어난다. 질 높은 정보들을 다양하게 결합할수록 질 높은 조합의 경우의 수(아이디어 생산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강조하자면 반드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결합하라는 것이다. 아이디어 생산은 지식습득의 커리큘럼이 아니다. 관심분야를 넓히고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결합할수록 기발한 아이디어 생산의 기회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카이스트의 뇌공학자 정재승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예술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은유(metaphor, 메타포)’라고 대답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맑은 호수다’처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눈동자와 호수를 등식으로 연결하는 능력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상관없는 두 개념을 이은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내 어떤 의미인지 알아챈다. 처음 등식으로 연결하는 건 어렵지만, 연결된 등식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A는 B다’에서 훌륭한 은유일수록 A와 B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혁신은 엉뚱한 두 개념을 이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이것이 이 책의 저자도 강조하는 ‘아이디어 생산법’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아이디어 생산의 5단계는 다음과 같다.
- 자료를 수집하라.
- 일반적 자료와 구체적 자료로 구분하여 양질의 자료를 수집하라.
- 정신적으로 소화하라.
- 자료를 눈으로만 훑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자료들 간의 관계성을 완벽하게 파악하라.
- 휴식하라.
- 정신적 소화과정을 완벽히 마쳤다는 생각이 들면, 이제 그 생각들을 몰아내고 휴식하라.
-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 느닷없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점은 우리가 앞선 3가지 단계를 모두 성실히 수행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것. 그저 막연히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 아이디어를 검증하라.
- 주변에 당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받아라.
- 사장될 아이디어와 확장될 아이디어를 구분하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대학에서 타이포그래피 수업을 들었던 경험이 훗날 아이폰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서로 관련없는 것들을 연결짓는다는 것은 서로 다른 각각의 개념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와 B를 연결지으려면 각각의 사전적 정의뿐만 아니라 문화적 맥락, 개인적 경험 등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가령 '파인애플'과 '피자'를 연결짓는다고 했을 때 1차원적인 사고 아래에선 '파인애플 피자' 밖에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허나 파인애플의 생태학적 특성, 형태적 특성, 관련된 역사나 이야기, 또는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온 느낌까지 다방면으로 파인애플을 이해한다면, 피자와 연결지을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늘어날 지도 모를 일이다. 나만의 연결망을 만들어보자.